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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에 대한 오해
작성자 운영자 등록일 2021/11/25 조회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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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칼럼

우울증에 대한 오해

정두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부교수, UNIST 헬스케어센터 센터장
정두영
외국인근로자의 장기체류 정책과 차별 없는 사회를

정신건강의학과에 흔한 병, 우울증

정신질환으로 인한 사회적 부담은 매우 커서 암이나 심장질환보다도 큽니다. 특히 다른 질병에 비해 젊은 나이에 발생하고 오랜 기간 앓기 때문에 치료에 드는 비용 뿐 아니라 사회적 기능 상실에 의한 부담도 커집니다. 여러 정신질환 중에서도 우울장애에 의한 사회적 부담이 타 질환에 비해 압도적입니다. 전체 정신질환에 의한 부담의 40%에 해당하여 15%인 불안장애의 두 배가 넘습니다.

‘마음의 감기’라고 불리는 우울증, 즉 우울장애는 매우 흔한 질환입니다. 전 인구의 10~25%가 평생을 걸쳐 한 번은 경험하게 된다고 할 정도로 흔합니다. 자폐와 같은 발달장애가 문제인 아주 어린 나이를 제외하고 유치원 시기부터 노년기까지 사람들에게 가장 부담을 주는 정신질환이 우울장애입니다.

소아과에 감기 환자가 가장 많은 것처럼, 정신과에 우울장애 환자가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감기처럼 가볍게 지나가는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감기와 독감, 심지어 코로나19가 구별이 어려운 것처럼 말입니다. 코로나19에 걸려도 무증상으로 지나가는 사람부터 중환자실에서 사망하는 경우까지 결과는 다양합니다. 우울장애도 중증도와 공존질환에 따라 다양한 결과를 보일 수 있습니다. 단순히 우울한 느낌이 아니라 잠을 못자고 피로를 심하게 느끼거나 집중을 하지 못해 일을 수행하지 못하는 정도로 일상을 방해합니다. 마음만 잘 먹으면 떨쳐낼 수 있는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방치하다가는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원인 - 뇌에 발생하는 복합적인 질환

우울증에 걸리면 뇌가 변합니다. 세포수준에서의 변화도 관찰됩니다. 뇌의 특정 영역에서 활성이 떨어집니다. 그런데 이것이 궁극적인 원인인지, 우울증이 발현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이차적인 변화인지 알기는 어렵습니다. 신경전달물질과 관련된 약물에 반응하여 상태가 호전되기 때문에 이것이 원인일 것이라고 가설을 세우기도 합니다.

가족에 우울증이 있으면 발생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유전적 요인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희소한 유전병처럼 특정 유전자를 찾아내지는 못했습니다. 키나 몸무게도 유전이 되지만 몇 개의 유전자로 결정되지 않고 매우 복잡합니다. 유전자가 동일한 일란성 쌍둥이가 한쪽이 걸렸다고 다른 쪽이 100% 걸리는 것이 아닙니다. 인구의 4분의 1이 겪을 수 있는 흔한 질환이니 유전에 의한 영향으로만 설명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개인의 성격도 영향이 있습니다. 자존감이 낮거나 완벽주의가 있으면 우울증에 잘 걸린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성격이 먼저인지, 부정적 정서를 잘 다루지 못하다보니 이런 성격이 만들어진 것인지도 구분이 쉽지 않습니다. 더 깊게는 유전자에 의해 기질이 달라지는지, 양육환경에 의한 영향이 더 큰 것인지도 알아내기 쉽지 않습니다.

외부의 스트레스 사건이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사별을 하거나 직장을 잃는 등의 사건이 충격이 될 수 있습니다. 암과 같은 신체질환을 진단 받은 후 정신적 충격으로도 걸릴 수 있습니다. 직접적으로 뇌와 관련된 질환이나 호르몬을 통해 뇌에 영향을 주는 질환에 걸린 경우, 부작용으로 뇌에 영향을 주는 약을 복용하는 경우에도 우울증에 걸릴 수 있습니다.

증상을 통해 진단 - 우울하지 않은 우울증도 있다.

우울증을 직접적으로 진단하는 혈액검사나 뇌영상검사는 없습니다. 의사의 병력 청취에 의해 다른 질환의 공존 여부를 검토하고 감별하기 위해 추가 검사를 하게 됩니다. 우울증을 일으킬 수 있는 다른 신체질환이나 공존이 의심되는 정신질환에 대한 검사를 할 수도 있습니다.

우울증은 증상을 통해 진단합니다. 주로 사용되는 미국 정신의학회의 정신장애 진단 통계편람(DSM-5)의 진단 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 하루 종일 우울한 기분을 거의 매일 느낌
  • 하루 종일 거의 모든 활동에 대해 흥미나 즐거움이 감소된 상태가 거의 매일 지속됨
  • 체중조절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체중 또는 식욕의 심한 감소나 증가
  • 거의 매일 나타나는 불면이나 과다수면
  • 거의 매일 나타나는 정신운동 초조나 지체
  • 거의 매일 나타나는 피로나 활력의 상실
  • 거의 매일 무가치감 또는 과도하거나 부적절한 죄책감을 느낌
  • 거의 매일 나타나는 사고력이나 집중력의 감소, 또는 우유부단함
  • 반복적인 죽음에 대한 생각, 구체적인 계획 없이 반복되는 자살사고, 또는 자살시도나 자살 수행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1,2번인 우울한 기분, 흥미나 즐거움의 상실 중에 1개 이상을 포함하여 5개 이상의 증상이 2주 연속 지속되면 진단을 내립니다. 이것은 다시 말하면 우울한 기분이 관찰되지 않는 우울증 환자도 있다는 것입니다. 슬프거나 눈물을 흘리지 않지만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불면, 식욕저하, 느려짐, 피로, 집중력 감소 등이 있어도 우울증으로 진단됩니다. 슬픔, 죄책감, 자살사고가 없는 우울증 환자도 있는 것이죠. 뇌의 이상으로 인해 전반적인 신체기능이 떨어집니다. 성욕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여러 진료과를 전전하며 많은 검사를 했지만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 우울증이 원인인 경우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식욕이 감소하고 잠을 못 이루지만 반대로 많이 먹고 많이 자는 경우도 있습니다. 계속 자도 피곤해서 침대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활동량은 줄면서 먹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체중이 늘기도 합니다.

초조해지면 안절부절 못하기도 합니다. 쉽게 불안해지며 공황장애와 같은 불안장애가 동반되기도 합니다. 반대로 불안장애를 오래 겪으며 일과 사회생활에 문제가 생기다보니 우울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느려지고, 피곤해 하고, 집중을 못하면 일을 제대로 해내기 어렵습니다. 학교 성적이 떨어지거나 직장에서 업무를 완수하지 못합니다. 가정주부도 예전처럼 일을 해내지 못합니다. 가뜩이나 스스로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상황에서 일을 해내기 힘드니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자살사고입니다. 대부분의 우울증 환자가 자살을 시도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살한 사람의 대부분은 다른 일차적인 원인이 있더라도 우울증이 동반되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치료 - 약물치료와 상담

약물치료와 상담이 가장 흔한 치료 형태입니다. 광선, 자기장, 전류를 이용한 치료도 있지만 비용과 접근성 면에서 흔히 행해지지는 않습니다. 광치료는 수면 문제가 있는 경우 보조적으로 활용됩니다. 자기장을 이용한 치료는 큰 기계가 필요하지만 약을 먹을 수 없는 경우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전기경련치료는 증상이 심해서 약이 잘 듣지 않는 경우에도 좋은 효과를 보여줍니다. 전기경련치료는 안전을 위해 마취하기 때문에 절차가 복잡합니다. 요즘은 직류전류를 사용하여 안전성을 높인 작은 기기들도 출시되고 있지만 아직 널리 사용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증상이 아주 약한 경우에는 우울증에 대한 교육과 함께 경과를 관찰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와 같이 쉽게 정신의학 전문가를 찾지 않는 환경에서는 이에 해당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증상을 이해해주고 회복을 지지해주는 전문가를 만나면 공감을 받으며 기분이 일시적으로 나아집니다. 그런데 이것이 지속되려면 꾸준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건강이 나빠질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듯이 좋아질 때도 시간이 걸립니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약물치료와 행동요법의 효과 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약물치료가 도움이 됩니다.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약물치료에 행동요법을 추가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신과약은 독하고 중독이 된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약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우울증에 사용하는 약은 환자가 자살시도를 위해 다량의 약을 먹어도 괜찮을 정도로 안전합니다. 진통제보다 더 안전합니다. 신경계에 작용하다보니 속이 거북하거나 졸리는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며칠 내로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부작용이 지속된다면 다른 종류의 항우울제로 교체하는 것이 좋습니다. 3~4주 지속해서 복용해야 효과를 보지만 요즘은 부분적인 효과가 미리 나타나는지 확인하며 효과가 더 좋은 약을 찾아 빠르게 교체하기도 합니다. 항우울제의 효과가 나타나기 전에 불면이나 초조를 완화시키기 위해 진정제를 추가하기도 합니다. 진정제는 중독성이 없지 않지만 단기적인 사용은 안전한 편입니다. 진정제는 내과나 이비인후과에서도 자주 사용되는 약물입니다. 만약 항우울제에 중독성이 있다면 임의로 약을 중단하는 환자들이 많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주치의와 상의하지 않고 임의로 약을 끊고 재발하는 경우가 더 많아 문제입니다. 자주 재발하면 약의 효과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증상이 완전히 사라진 후에도 예방적으로 수개월간 약을 지속하도록 권장됩니다.

우울증에 가장 잘 알려진 행동요법은 인지행동치료입니다. 시간과 돈이 많이 드는 프로이드식 정신분석 상담보다 증상 중심의 단기간 치료라 연구하기 쉬워 근거가 쌓였습니다. 인지행동요법에서 진화된 치료들도 등장했습니다. 약물치료와 비교하면 시간과 비용이 더 듭니다. 행동요법이나 상담을 받는 경우에도 약물치료를 통해 증상을 경감시키면 상담을 따라가기가 쉬워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 비용, 치료자 변경, 개인정보, 취업, 보험

가장 일반적인 건강보험 진료에 의원급을 기준으로 초진에 1~3만원 비용이 발생합니다. 약값은 종류와 용량에 따라 다르지만 2주에 1~3만원입니다. 비용이 부담되는 경우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진료비 지원이나 다른 복지 정책이 있는지 알아보시면 좋습니다.

대개의 치료자가 환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려고 노력하나 충분한 진료시간이 확보되지 않는 환경인 경우도 있습니다. 치료자로부터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면 그것을 적절히 표현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지지하는 것도 치료적일 수 있으니까요. 그래도 반복되는 문제가 있다면 다른 치료자를 찾아도 됩니다. 상처를 받은 상태로 치료를 중단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건강보험 진료를 받는 경우 진단코드가 전산에 남습니다. 이것은 산부인과를 비롯한 다른 진료과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정보에 몰래 접근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취업을 걱정하는 경우라면 법원, 청와대 경호원, 국정원 등의 특수한 공무원이 아닌 일반적인 직업에서는 문제되지 않는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먼저 가입한 보험은 상관이 없습니다. 치료를 받는 도중에는 보험사에서 가입이 거절될 수 있지만 치료가 종료되고 3~5년이 지난 후에는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사람과 동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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