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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발달 주요시기, 팬데믹에도 아이들은 자라난다
작성자 운영자 등록일 2022/02/28 조회 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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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칼럼

아동발달 주요시기, 팬데믹에도 아이들은 자라난다

유옥현
시소와그네영유아통합지원청주시센터장
유옥현

비대면 사회가 지속되면서 발달과정 아동의 성장에 적신호가 켜졌다.

아이들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표면적인 문제라면, 장기화된 재난 상황은 생활 깊숙한 곳에서부터 아이들의 성장과 발육에 현실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관의 도움을 받고자 찾아오는 대부분의 양육자들은 아이들의 짜증이 늘고 떼를 쓰는 일이 잦아 스트레스가 많아졌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불규칙적인 등교/등원과 자녀의 매 끼니 챙기기 및 장시간의 돌봄으로 양육 스트레스가 심각해져 우울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아동들은 또래들과 맘껏 어울리지 못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외부활동 기회를 박탈당함으로써 과잉행동, 공격성, 불안, 위축 등 다양한 문제를 보인다.

 

단적인 일례로 청주시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1 영유아선별검사’에서는 코로나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도에 비해 ADHD는 2배 이상, 폭력적 성향, 부적응 문제 아동은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시소와그네 영유아통합지원청주시센터 내부자료, 2021). 이러한 결과는 아동을 둘러싼 환경의 중요성을 부각시킨다. 신체적, 정신적 성장이 폭발적으로 일어나는 영유아기와 평생의 생활습관이 형성되는 아동기에 코로나19와 같은 장기적인 감염재난 상황이 아동들의 성장과 발달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불가피한 미디어 노출, 통제보다 적절한 활용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얼마 전 필자의 근무 기관에 7세 아동과 부모가 찾아왔다. 주요 호소내용은 아이가 게임에 몰두하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는 것이다. 하루는 최대한 지켜보다 새벽 2시까지 게임을 하기에 얼마나 더 하고 싶냐고 물으니 한 시간만 더하고 싶다고 대답해 어이가 없었다고 한다. 버릇을 고치고자 아이를 두고 일어서자 한 손엔 핸드폰을 다른 한 손엔 엄마의 치맛자락을 잡은 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아이를 보며 문제의 심각성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집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짐에 따라 아동들의 미디어노출 문제가 심각하다. 어린이재단 청주사회복지관에서 조사한 ‘2021 지역욕구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아동들이 ‘핸드폰 게임/유튜브 시청’을 하며 논다는 응답률이 무려 61.9%로 조사되었다. 2020년 굿네이버스에서 실시한 아동 재난대응 실태조사에서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장시간 스마트폰 사용 및 인터넷 게임 문제로 가족 갈등 발생'을 답한 아동의 비율이 47.6%로 높게 나타났다.

 

해외 사례 중 게임을 좋아하던 아동이 총으로 부모를 죽이는 사건이 벌어진 적이 있다. 그 아동이 경찰조사에서 한 말은 ‘다시 살아날 줄 알았다’였다. 청소년에서 아동, 이제는 유아로 인터넷/게임 중독의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 뇌 발달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아동의 장시간 미디어 노출이 위험한 이유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아동의 과도한 미디어 사용은 정서발달에 치명적 손상을 일으켜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을 경우 욕설, 자학, 분노, 감정폭발 등의 행동장애를 일으킨다. 온라인 환경이 필수가 된 사회에서 극단적인 미디어 통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다만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콘텐츠에 노출되기 쉬운 환경에서 아이들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어른들의 관심과 다각적인 방안마련이 필요하다.

가림막이 아이들의 성장까지 가리고 있다

가정에서는 과도한 미디어 노출이 문제가 된다면 학교에서는 어떨까?

 

한 초등학교의 돌봄 교사는 “코로나 시대에 우리 아이들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의 질문에 “무기력증”을 제일 먼저 꼽았다. 아이들이 무언가 하려는 의욕을 상실하고 있다고 답한 그는 구체적인 증상으로 책을 읽어주거나 전래 놀이, 보드게임 등의 활동을 제시했을 때 그 또래에게 나타나는 호기심이나 반응이 없으며 관심조차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무기력증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가림막 설치를 지적했다. 책상 위에 가림막을 설치하고 지속적으로 만지지 마라, 거리를 둬라, 책상 안에서만 놀고 뭉쳐있지 말라 하니 아이들은 학교생활 내내 가림막 안에 얼굴을 넣고 지낸다고 한다. 그에 반해 가림막을 설치하지 않은 학교 아이들에게서는 활기가 느껴지는 것을 보고 돌봄교사들이 교육청에 가림막을 제거할 것을 제안하였으나 ‘학교장 재량’이라는 답변을 들었을 뿐이라고 한다.

 

아이는 부모의 눈빛과 표정을 먹고 자란다는 말이 있다. 학교에서는 친구들과 선생님의 눈빛과 표정, 행동을 보며 상호작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림막 안에 몸을 맞추고 행동과 시선마저 묶어둔 상태는 아동의 신체적, 정서적, 사회성 발달에 직접적 영향을 준다. 아동들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는 단순한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아동들의 성장과 발달에 끊임없이 영향을 주는 곳이므로 보다 관심을 갖고 바람직한 교육 환경조성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이다.

팬데믹에도 아동은 자란다

일상의 루틴이 깨어지고 명확하지 않은 외부 상황으로 양육자들은 비대면으로 인한 배달음식과 신체활동 감소로 인한 건강문제, 교육의 양극화 등 고민거리도 늘었다. 집안에서 부딪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앞서 언급한 문제들로 인한 갈등상황이 심화된 가정도 발생하는데, 양육자와 아동 간의 갈등은 일반적으로 체벌과 정서학대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돌봄 등 외부 도움을 활용하기 어려운 가정의 아동은 장시간 홀로 집안에 방치되어 방임상태에 이르기도 한다. 아동이 가정에서 장시간 머무른다는 것은 외부와의 교류 및 소통 기회가 적어짐을 의미하는 것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외부와의 단절은 피해 아동의 발견을 어렵게 하고 있어 아동 학대가 지속적으로 행해질 가능성 또한 높아지고 있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은 아동돌봄에 지역사회의 역할과 기능의 중요성을 함축적으로 대변하고 있다. 아동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아동의 생태체계, 즉 지역사회 내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학원, 아동관련 시설과 다양한 협의체의 사각지대 아동 발굴 및 서비스연계 지원 체계가 중요하다. 위기아동이 지역의 돌봄 체계 내로 진입할 수 있도록 멘토링, 모니터링, 소규모 대면서비스, 온라인을 활용한 놀이/돌봄 프로그램 및 키트 제공 등으로 양육자의 돌봄 부담을 해소하고 양육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경감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팬데믹에도 우리 아이들은 멈추지 않고 성장한다. 올바른 방향을 잡아주지 않으면 비뚤어진 방향으로 웃자라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 아동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발달단계에 적합한 자극이나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지역사회 내 모든 이의 관심과 체계적인 지원 방안 모색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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